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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책의 존재

츠바키 문구점 - 오가와 이토

 

책을 읽는 내내 편지가 쓰고 싶어 지는 책이다.

어렸을 때 말고는 거의 편지를 써본 기억이 없는 거 같다. 편지 쓰기를 좋아했던 거 같은데 글씨체가 이쁘지 않다는 핑계로 조금씩 멀리 하였던 게 생각이 난다. 이제는 편지 대신에 이메일이나 sns 때문에 편지를 완전히 멀리 한 것이 벌써 십 년은 넘은 거 같다. 이쁜 편지지를 아끼기 위해서 종이에다가 편지지에 쓸 내용들을 몇 번을 써보다 마음에 들었을 때 온 정신을 집중해서 한 글자씩 온 정성을 다해 쓰면서 행복해했던 그 순간들이 이제는 진짜 기억도 할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정성 들여 편지를 붙이고 난 뒤에 편지가 받는 사람에게 전해지기까지 혹시나 잘못되지 않았을까 걱정하던 마음과 어떤 표정으로 그 사람이 편지를 읽을지 생각했던 그 순간들이 참 가슴을 뛰게 하였었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그 마음들이 생각이 나서 읽는 내내 웃음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버려야 한다.

지금은 고지서뿐인 우편함을 보면서 든 생각이지만 편리함을 얻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버려야 하는 현실이 참 슬프게 다가온다.

 

 

저자

오가와 이토

1973년 일본 야마가타시에서 태어났다. 세이센 여대에서 일본 고대문학을 전공하였으며 1999년 '리틀 모어'에 밀장과 카레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를 하였다. 2004년에는 남편인 미즈타니 기미오가 소속되어 있는 밴드에 참여하면서 하루아라시라는 예명으로 작사가로도 활동을 하였으며 지금까지도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에 그녀의 첫 소설 '달팽이 식장'을 포푸라샤에 출간을 하였는데 이 책이 80만 부 이상이 판매가 되어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이후 2010년에 일본 유명 배우 시바사키 코우 주연으로 영화로 까지 만들어졌다. 2009년에 출간된 그녀의 두 번째 작품 '초초난난', '패밀리 트리', '따뜻함을 드세요', '트리 하우스', '바나나 빛 행복',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등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치유하는 작품들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외국을 방랑하던 포포는 유서가 깊은 대필가 집안의 십 대 대필가였던 선대가 돌아가신 후에 고향 가마쿠라의 츠바키 문구점으로 돌아가 선대를 대신해서 맡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선대에게 대필가가 되기 위한 엄한 교육을 받으면서 포포는 할머니라는 말을 다정하게 불러본 적이 없을 만큼 선대와의 좋지 않았던 기억을 안고 있다.

그런 교육이 싫어서 사춘기 시절에는 일부러 반항을 해보기도 하고 가업을 잇기가 싫어서 세계를 떠돌던 포포는 선대가 돌아가신 후에 가마쿠라로 결국에는 돌아오게 되었다. 가마쿠라의 이웃들과 소소한 일상을 보내면서 손님들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는 대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포는 조금씩 대필가의 마음가짐을 가지며 선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포포는 점점 선대와 같은 대필가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