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나메서드 2020. 2. 11. 20:44

 

이제는 캣타워까지 점령해버린 안내양이다. 처음 캣타워를 샀을 때는 캣타워 근처에도 가지 않던 안내양이 이제는 자기 스스로 캣타워에 올라가서 놀고 휴식이 취한다. 집이 북서향이라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서 안내가 캣타워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지 않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한 번씩 집사의 성의가 기득 한 지 스스로 올라가서 재롱을 부리는 우리 착한 안내양이다. 

안내가 집으로 온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순간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만끽할 여유도 없이 안내와 함께 한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 버렸다. 이제는 애가 이빨이 간지러운지 손이나 발가락을 무는 수준이 장난이 아니다. 어찌나 아프던지 욱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상태에서 가만히 있다 보면 안내도 미안했던지 옆으로 와서 깨물었던 곳을 혀로 핥아주는데 그때는 또 안내가 얼마나 이뻐 보이는지 욱했던 기분이 금방 녹아 버린다. 안내가 하루에 한 번씩은 아프다고 표현을 하는데도 흥분해서 계속 깨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그래서 그럴 때는 근처에 와도 아예 모른 척을 해버린다. 그때는 솔직히 보기가 싫어진다. 그 마음이 아주 잠시지만 말이다. 

2차 예방을 하러 갔을 때 몸무게가 1.2킬로였다. 처음 갔을 때는 800g이었는데 3주 만에 400g이 늘었다. 이 정도가 보통인지 아니면 빠른지 느린지는 모르겠지만 안내가 집에서 먹는 거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늘지는 않은 거 같다. 이번 주 금요일에 또 병원에 가서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는 것인지, 약을 먹으러 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병원에 가야 되는데 안내가 병원에서 흥분하면 어쩌나 걱정이 조금 되긴 한다. 워낙에 겁쟁이라 병원에 갔을 때 많이 너무 겁을 먹긴 했는데도 걱정이 되는 건 두 번째 병원을 다녀온 뒤부터 안내가 흥분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보이는 길 고양이들을 보면 자꾸 안내가 생각이 나고 보고 싶어진다. 집 근처에 운동으로 걸으러 나갈 때도 고양이들이 보이면 우리 겁쟁이 안내는 집사들이 없으니 또 겁이 나서 침대 밑에 숨어버렸겠구나~ 혼자 너무 오래 두면 안 되는데 하고 생각을 한다. 하루 온종일 잘 때도 안내를 의식하는 나를 보며 언제부터 이렇게 달라졌을까? 싶기도 하다. 좋은 쪽으로 달라진 거 같으니 기분은 좋다. 고양이들이 침대 밑이나 장롱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우리 안내는 집사들이 있으면 거의 침대 밑으로 들어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겁이 많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정신없이 뛰어다녀서 밥 먹는 것도 방해하고, 책 읽는 것도 방해하고,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도 방해하는 안내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앞으로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도 그렇게 오래 안내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나도 안내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